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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마사 No.6가 떠오르는 사케, 우타시로 릿카(雅楽代 六華) 시음 후기

tyfather 읽는 시간 약 8분

일본에서 사케를 조금씩 마시다 보면 가끔 재미있는 순간을 만나게 됩니다.

처음 마시는 술인데도 “어? 이거 어디서 마셔본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입니다.

제가 우타시로 릿카(雅楽代 六華)​를 처음 마셨을 때가 그랬습니다.

첫 향을 맡고 한 모금 넘기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사케는 의외로 아라마사 No.6였습니다.

물론 두 술이 완전히 같은 스타일이라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하지만 차갑게 마셨을 때 느껴지는 산뜻한 과실향과 가벼운 질감, 은은한 산미, 그리고 깔끔하게 사라지는 피니시가 상당히 비슷한 방향으로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이 첫인상이 이번 시음에서 우타시로 릿카를 조금 더 재미있게 바라보게 된 이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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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타시로 릿카는 어떤 사케일까?

우타시로 릿카는 일본 니가타현 사도시에 있는 텐료하이 주조(天領盃酒造)​에서 만드는 사케입니다.

우타시로라는 브랜드는 전통적인 니가타 사케의 깔끔함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비교적 현대적인 스타일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입니다.

제가 이번에 마신 릿카 역시 일반적인 니가타 사케를 생각했을 때보다 상당히 가볍고 산뜻한 인상이 강했습니다.

특히 차갑게 칠링해서 마시면 첫 향부터 마스캣이나 청포도, 라무네를 떠올리게 하는 느낌이 올라옵니다.

그래서 첫 잔에서는 오히려 “니가타 사케인데 이런 방향인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이 술을 구입한 곳은 일본 홋카이도 아사히카와 고이비텐이라는 사케 전문점입니다.

일본 여행을 하다 보면 유명한 사케만 찾아가기보다 현지 사케 전문점에서 평소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제품을 골라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이번 릿카도 그런 의미에서 꽤 재미있는 발견이었습니다.

첫 시음에서 아라마사 No.6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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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따르고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역시 향입니다.

아주 무겁거나 농축된 향이 아니라 맑고 가벼운 과실향이 올라옵니다.

청포도와 마스캣 계열의 향에 살짝 라무네 같은 뉘앙스가 더해집니다.

그리고 한 모금 마시면 생각보다 입안에 가볍게 들어옵니다.

14도라는 비교적 낮은 알코올 도수 때문인지 일반적인 사케보다 부담이 적고, 처음부터 끝까지 상당히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여기서 제가 아라마사 No.6를 떠올렸습니다.

아라마사 특유의 프레시한 느낌과 과실감, 그리고 산미가 만들어내는 생생한 인상과 어느 정도 닮아 있습니다.

다만 릿카는 조금 더 차분합니다.

아라마사 No.6가 입안에서 좀 더 생생하고 산미의 존재감이 느껴진다면, 제가 마신 릿카는 그보다 맑고 정갈한 방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술을 이렇게 구분하고 싶습니다.

사케시음에서 느껴지는 방향
우타시로 릿카맑음 · 청포도 · 마스캣 · 산뜻한 산미 · 깔끔한 피니시
아라마사 No.6프레시함 · 과실감 · 산미 · 생생한 질감
카모니시키화려한 과실향 · 풍부한 맛 · 달콤한 인상
닷사이부드러움 · 섬세한 과실향 · 우아한 단맛
쿠보타 만쥬정갈함 · 부드러움 · 은은한 감칠맛

닷사이와 쿠보타 만쥬보다 더 프루티하게 느껴졌다

개인적으로 이번에 가장 재미있었던 비교는 닷사이와 쿠보타 만쥬였습니다.

두 사케 모두 일본을 대표하는 고급 사케로 많이 알려져 있고, 부드럽고 깔끔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마셔볼 만한 술입니다.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릿카 쪽이 오히려 더 프루티하고 산뜻했습니다.

닷사이가 섬세하고 우아하게 향을 보여준다면 릿카는 청포도나 마스캣 같은 느낌이 좀 더 직관적으로 다가옵니다.

쿠보타 만쥬와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합니다.

쿠보타 만쥬가 부드럽고 정갈한 쪽이라면 릿카는 여기에 좀 더 상큼하고 현대적인 과실감을 더한 느낌입니다.

카모니시키와 비교하면 어떨까?

카모니시키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릿카 역시 재미있게 마실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방향은 조금 다릅니다.

카모니시키가 과실향과 풍부한 맛을 좀 더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타입이라면 릿카는 한 발 뒤로 물러난 느낌입니다.

향을 화려하게 폭발시키기보다는 입안에 들어온 뒤 깨끗하게 정리되는 과정이 더 인상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릿카를 마시면서 “향이 강한 사케”보다는 “향은 프루티한데 마무리는 깨끗한 사케”​라는 표현이 더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우타시로 릿카

그렇다면 아라마사 No.6의 대체재가 될 수 있을까?

저라면 충분히 후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아라마사 No.6와 완전히 같은 술이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라마사는 일본에서도 원하는 제품을 항상 쉽게 구할 수 있는 사케는 아닙니다. 유명한 사케바나 고급 레스토랑, 일부 전문점에서 어렵게 만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아라마사 No.6를 좋아하지만 구하기 어려웠던 사람이라면 우타시로 릿카를 한 번 찾아볼 만합니다.

특히 아라마사의 프레시함과 과실감을 좋아하면서도 조금 더 깔끔하고 차분한 사케를 원한다면 상당히 잘 맞을 것 같습니다.

음식과 함께 마신다면

릿카는 혼자 천천히 마셔도 재미있지만 저는 오히려 식중주로 마셨을 때 장점이 더 잘 드러나는 사케라고 생각합니다.

흰살생선 사시미, 가리비 관자, 단새우처럼 맛이 섬세한 음식과 특히 잘 어울립니다.

향이 너무 강한 사케는 음식의 맛을 덮어버릴 수 있지만 릿카는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면서 입안을 정리해줍니다.

그래서 회 한 점 먹고 릿카 한 모금, 다시 회 한 점을 먹는 방식으로 즐기기 좋습니다.

우타시로 릿카, 이런 분께 추천

우타시로 릿카
  • 아라마사 No.6의 프레시한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
  • 청포도·마스캣 계열의 과실향을 좋아하는 사람
  • 닷사이보다 조금 더 산뜻한 사케를 찾는 사람
  • 카모니시키의 과실감은 좋아하지만 조금 더 깔끔한 술을 원하는 사람
  • 회나 흰살생선과 함께 마실 사케를 찾는 사람
  • 일본 여행에서 흔하게 볼 수 없는 사케를 찾아보고 싶은 사람

한 잔 마셔보고 나서

우타시로 릿카를 처음 마셨을 때 제가 가장 먼저 했던 생각은 단순했습니다.

“아라마사 No.6가 생각나는데?”

그런데 천천히 마셔보니 단순히 아라마사를 흉내 낸 사케라고 생각하기에는 릿카만의 색깔이 분명했습니다.

마스캣과 청포도를 떠올리게 하는 프루티한 향.

14도의 가벼운 알코올감.

은은하게 이어지는 단맛과 산미.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깨끗한 키레.

특히 닷사이나 쿠보타 만쥬보다 확실히 프루티하게 느껴졌고, 카모니시키보다 조금 더 차분하고 정갈했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우타시로 릿카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라마사 No.6가 떠오를 만큼 프레시하고 프루티하지만, 마지막에는 니가타 사케다운 맑고 깨끗한 마무리를 보여주는 술.”

아라마사 No.6를 좋아하지만 구하기 어려웠다면, 일본 여행 중 사케 전문점에서 우타시로 릿카를 발견했을 때 한 번쯤 집어볼 이유는 충분합니다.


tyfath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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